2014년까지 서울 은평뉴타운의 단독주택 부지에 미래형 도시생활 한옥 100여 채가 들어선다. 서울에서 새로 조성하는 한옥마을 중에선 가장 규모가 크다. 서울시는 은평뉴타운 3-2지구 단독주택 부지 7만㎡ 중 3만㎡에 한옥 100여 채를 건설해 분양한다고 19일 밝혔다. 도시생활 한옥은 전통 한옥을 계승하면서 구조를 도시생활에 맞게 개선한 것이다. 이경아 서울시 한옥정책연구팀장은 “부지의 20% 정도는 대지를 분양해 원하는 형태의 한옥을 지을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 80%는 SH공사가 한옥을 지어 일반에 직접 분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평 한옥마을의 한옥은 99~

165㎡ 규모로 짓는다. 서울의 땅값이 비싼 만큼 면적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가급적 2층으로 지을 예정이다. 또 한옥에선 볼 수 없었던 지하실을 배치해 취미생활 공간 등으로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부엌과 현대식 화장실도 집 안에 배치한다. 주차공간을 따로 마련하고 방범시스템을 갖춘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밖에 현재 수공예 작업으로 생산하는 자재를 대량 생산해 건축 비용을 줄이기로 했다.

　현재 한옥 건축비는 3.3㎡당 1000만원 선으로 일반 주택 건축비보다 1.5배 정도 높다. 서울 성북2구역 한옥마을 조성 사업에 참여한 구가도시건축 조정구 소장은 “공동 주차장 등을 마련해 한옥의 정취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한옥을 현대인이 사용하는 주거지로 정착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은평 한옥마을을 인근 진관사, 삼천사, 북한산 둘레길 등과 연계해 서울의 명소로 가꾼다는 방침이다. 진관사와 연결되는 길목에 2층 한옥을 배치하고 이곳에 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또 한옥 체험시설을 만들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올해 안에 SH공사가 발주하는 현상 공모를 통해 한옥마을 계획안을 확정한다. 서울시 한옥위원회 자문위원인 김왕직 명지대 건축학과 교수는 “한옥이 이처럼 대량으로 만들어진 전례가 없어 은평 한옥마을이 한옥 현대화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2년간 서울의 보전 대상 한옥이 1233채에서 2358채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북촌 한옥마을 방문객 수도 2006년 1만4000명에서 2010년 32만 명으로 대폭 늘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기자설명회를 열고 “2018년까지 3700억원을 들여 한옥 4500채를 보수하거나 건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