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테크 김종희 대표 "열심히 배워 한옥대중화에 앞장 설 것"

한옥짓기 기술 배우기 위해 한국전통건축학교에 왔다.

전통건축 기술이 사라져 가는 요즘.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 박제상기념관 인근에 위치한 한국전통건축

학교에서는 수강생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한옥짓기 과정을 배우기에 여염이 없다.

20일 윙윙거리는 소리와 함께 연목(서까래)을 만들기 위해 남녀노소가 불문하고 지도교수의 지시를 받아 진지하게 나무를 자르고 대패질을 하고 있다.

이번 강좌는 지난 6일부터 시작돼 오는 10월 29일 총 12주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수강생 가운데에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한옥짓기 교육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이곳 한국전통건축학교에 까지 출석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에 취재진은 그 주인공 건축설계회사 김종희(51) 대표를 만나 이번 과정을 배우는 이유와 그의 꿈을 들어봤다.

▲ 한국전통건축학교 실습장에서 치목에 여염이 없는 김종희씨. © 안기한 기자

-경기도에서 이곳 울산에 까지 주말을 이용해 한옥짓기 과정을 수강하게 된 계기는.

▲대학교에서 건축과를 다니면서 '용마루'란 한옥연구 동아리에 몸담았는데 한옥에 대한 매력에 빠졌다. 이후 생계를 위해 서양건축을 했지만 늘 마음 한구석엔 한옥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다. 그러던 중 한옥 열풍이 불었고 전통건축 기술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던 중 주말반을 운영하는 학교 3곳을 직접 찾아가 보았다. 한국전통건축학교에서 진정한 한옥교육을 배울 수 있다고 확신했고 진심이 통하는 곳이어서 이곳에서 전통건축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그래도 매우 먼 곳이다. 다른 곳(한옥짓기 과정)과 차이점이 있을 것이다.

▲주위에서 잘못가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니 주의하라는 말을 듣고 인터넷 지식코너에 물어보기도 하고 관련 검색을 하기도 했다. 가장 배우기 좋은 곳으로 한국전통건축학교를 선택하게 됐다. 또 상담하는 과정에서 진정성을 알 수 있었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학교였다. 수익성만을 생각해 수강생을 무작정 많이 받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한옥교육을 위해 소수인원을 선별, 선발해 교육하고 있는 학교측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지금 교육을 받으면서 앞서했던 모든 걱정들이 모두 사라졌다.

-수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며 3주차인 오늘 교육은 어떤 내용인가.

▲이론과 실기가 병행돼 진행되고 너무 재밌다. 이곳 수강생 동기들 중에는 여성도 있고,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자연스럽게 편해지고 모두가 서툴지만 도와가면서 과제를 수행하다보니 동기애가 남다르다. 오늘은 서까래 치목(구조 부재의 하나로 나무를 자르고 깎아 지붕을 구성하는 토대가 된다)을 했다. 전기톱으로 자르고 대패질을 하면서 나무에서 나는 향기와 그 소리들이 나를 흥미로운 세계로 이끌었다. 이런 한옥짓기가 너무 좋고 재밌다.

-서양건축업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전통건축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서양건축은 철근이나 콘크리트 등 인위적인 재료의 배합으로 딱딱함 그 자체다. 하지만 한옥은 천연재료로 자연적인 부분들이 마치 어머니 품에 안긴 느낌이다. 또 흔들림에도 강해 지진의 피해에서 서양건축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체험하면서도 재료를 내가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전통건축의 대중화를 위해 바라는 점과 앞으로의 계획은.

▲전통건축의 기술의 보급만이 우리나라 고유의 유산을 지킬 수 있고 복원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부자재의 단가를 낮추고 한옥을 짓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해 망설임 없이 한옥을 지을 수 있도록 한옥의 우수성을 심어 주어야 할 것이다. 주위에서도 한옥을 지으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재정적인 부분과 아직 우수성에 대한 부분에 망설이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 앞으로 이들이 한옥체험 펜션을 짓는데 주저함이 없도록 해 본다는 각오로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