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은 전통마을 열풍 중!
안동의 하회마을, 경주의 양동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과 발맞춰 대한민국에는 전통마을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사진=함평 모평마을)
굳이 '전통마을'이란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발길 닿는 시골마을은 모두가 전통마을이 아닐까? 그럼에도 우리는 급속하게 변해가는 'LTE(롱텀에볼루션)' 시대에 역설적으로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전통마을을 일부러 찾아 나서고 있다． 빨리빨리 살아가길 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삶에 지친 우리가 쉴 곳을 찾는 건 아닐는지．
대한민국 구석구석 수많은 전통마을． 그 중에서도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전통을 이어가는 마을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전남 함평의 '모평마을'을 꼽을 것이다． 모평마을과의 만남은 정말 우연이었다． 함평 나비축제를 보러 함평
여행을 갔을 때 숙소를 알아보다가 알게 된 곳이었는데， 그곳이 바로 전남 함평의 숨은 보석과도 같은 전통마을이었다．
우리나라 최우수 축제로 자리잡은 `함평 나비축제'로 유명한 고장， 함평(咸平)．
전라남도 서부에 위치한 함평은 '함풍'현과 '모평'현 2현의 합명이다． 즉， 모평마을은 함평을 이룬 2개의 현 중 하나라는 뜻이다． 고려시대 모평현 소재지로서 상모평， 하모평， 운곡， 산내리 4개 마을을 한데 묶어 각 마을의 특징을 살린 21세기형 농촌
체험마을로 현재 진행형인 전통마을이기도 하다．
(사진=모평마을 돌담길)
마을 어디를 가나 보이는 돌담이 참 정겹다． 이렇게 자연스런 돌담이， 실은 2005년 정부로부터
농촌마을 종합 개발 사업 선정을 받은 후 재정적 지원을 받고 전문가를 초빙하여 일일이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너무나 자연스런 풍경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마을 전체에는 왕대나무숲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어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모평마을에는 현재 10여 개의 한옥 체험형
민박집이 있다．
(사진=민박집)
전혀 상업적인
냄새가 나지 않고， 자연과 동화되고 마을의 일부분으로서 우리 외갓집같은 그런 풍경을 선사한다． 아마도 이곳 민박 대부분이 주인장이 직접 사는 살림집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귀령제)
모평마을의 볼거리로는 귀령제， 김오열 가옥， 천년 안샘， 임천산 산책로， 송산제 정화연못 등이 있다． 담 너머로 빼꼼히 남의 집을 들여다보듯， 그렇게 마을 구경 한번 해보는 건 어떨까? '귀령제'는 대사헌까지 지냈던 윤자화가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벼슬길을 버리고 낙향하여 3년상을 지낸 곳이라 한다．
(사진=천년안샘)
전통마을을 돌다 보면 우물이 있는 빨래터에 자꾸만 눈이 간다． 우물가 빨래터는 시골 아낙네들의 아지트이면서 동네 모든 소식의 근원지이기 때문이다． 때론 뉘댁 시어머니， 며느리가 어떻더라는 얘기부터 절기에 맞는 정보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갔겠지．
모평마을에는 고려시대부터 사용했다는 '천년 안샘'이 자리하고 있다．우물 뒤의 왕대나무숲에서 흘러나온 기운이 물맛에 배어 있다． 이 물을 마시면 10년은 젊어진다는 전설이 있으니 잊지 말고 물을 꼭 먹어볼 일이다． 모평마을에도 걷기 좋은 길이 있으니， 바로 임천산 산책로다． 2．6㎞의 산책로는 영양재부터 시작하여 오죽군락지， 야생죽로차밭， 편백나무， 왕대나무숲， 조릿대숲， 마을 뒷편 정자까지 이어진다．
(사진=열녀문)
모평마을의 어귀에는 열녀문이 있다． 열녀문만 있는 게 아니라， 충비， 충노 비석도 있다． 양반의 품위를 중시하는 만큼 노비의 노력도 인정해 주던 마을이었던 점에서 그 넉넉한 마음씀씀이를 짐작할 법하다．
모평마을에 가면 각 민박집에서 밥을 해먹을 수도 있고， 사전 예약을 하면 시골밥상을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좀더 특별한
체험마을'을 지향하는 모평마을에서는 계절에 따라 딸기 따기，
오디 따기， 야외 물놀이 등의 체험을 해볼 수 있으며， 상시 체험으로는 과거시험 보기， 녹차떡
케이크 만들기，
도예체험 등이 있으니 문의해 본 후 경험하면 되겠다．
(사진=임천산 산책로)
숨겨진 보석같은 전통마을， 모평마을． 부디 이곳이 사람들에게 그 숨겨진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여 우리나라의 또다른 전통마을， 사람들이 찾고 싶은 마을로 거듭나길 바란다．
장은숙·
여행작가·'우리 아이
창의력 키우는 놀토' 저자
사진=장은숙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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