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통 가옥인 한옥이 인기 주거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가 은평뉴타운에 조성할 '한옥마을' 조감도.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한옥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한옥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100가구 이상의 한옥 단지들도 속속 조성되고 있다.
이들 한옥 단지는 기존 전통한옥이 보전돼 온 북촌 및 남산골 등과 달리 새로 지어 분양되는 것으로, 새로운 주거 형태로 안착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 한옥마을’ 어디에 들어서나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수도권에서만 약 700여가구가 넘는 한옥마을이 조성된다. 서울 은평뉴타운 한옥마을에 158가구,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 300가구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행사 에치엔씨시티디엔디도 현대건설과 손잡고 경기도 이천에 300가구 규모의 한옥마을을 지을 계획이다.
은평뉴타운 3-2지구에 위치한 한옥마을은 총 5만2000㎡ 규모로, 올해 상반기 내로 분양계획을 확정해 본격적인 토지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옥 규모는 1~2층 높이로 최소 188㎡에서 최대 441㎡까지 다양하다. 예상 분양가는 3.3㎡당 1000만원 선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통의 멋과 현대적 기능을 겸비한 한옥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며 "서울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탄신도시에도 300여가구의 한옥마을이 한옥컨벤션센터·한옥호텔·전통공원 등과 함께 들어선다. 최근 대통령소속 국가건축위원회는 300가구 규모의 한옥마을을 동탄신도시에 조성하는 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의 중이다. 전통 한옥마을 후보지로는 동탄 1지구 반송동 일대가 유력시되고 있다.
경기 이천시에는 민간업체가 공급하는 한옥이 들어선다. 에치엔씨시티디엔디는 이천시 백사면 내촌리에 300가구 규모의 한옥 300가구(분양면적 60∼180㎡)를 짓는다. 실수요자의 선호에 따라 맞춤형 설계로 시공된다. 올 연말 1차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김창훈 에치엔씨시티디엔디 대표는 "분양가는 3.3㎡당 1650만~1700만원선이 될 것"며 "분양가 8억원 정도면 경기도 이천에 한옥 마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선택 폭 확대…2층 한옥·연립한옥 등 다양한 상품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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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기술개발연구단'이 개발한 시범한옥 이미지. 연구단은 은평 한옥마을에 시범한옥을 선보일 예정이다. |
새로 조성되는 한옥마을은 현대인의 생활에 맞춘 다양한 모습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은평 한옥마을 조성지를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했다. 한옥에 불리하게 적용됐던 건축법상 일조권과 조경 기준 등을 배제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다세대형 한옥과 2층 한옥 등 다양한 미래형 한옥 모델들이 등장할 계획이다.
남다른 외관 뿐만 아니라 경제성도 갖춘 한옥도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명지대학교 김왕직 교수가 이끄는 '한옥기술개발연구단'은 은평 한옥마을에 시범주택을 짓는다. 연구단은 3.3㎡당 1200만원 수준인 한옥 건축비를 3.3㎡당 600만~700만원으로 낮추고, 주택 성능 또한 아파트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최근 연구단이 공개한 현대식 한옥 모델은 1층 81㎡와 2층 45㎡ 등 2층 규모에 방 3개와 욕실 2개를 갖췄다.
건설교통 R&D 관리기관인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도 은평 한옥마을에 시범한옥을 짓는다. 기존 전통한옥 대비 건축비를 50% 낮췄고, 창호 및 벽제의 기밀성능을 개선시켜 거주 성능과 경제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한편, 기술의 발전에 따라 '한옥이 춥고 관리비가 많이 든다'는 단점은 보완이 됐지만, 한옥이 제기능을 하기 위해선 '정주성'(한 곳에 오래 머물며 거주하는 것)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한옥, 도시주거로 작동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열린 국가한옥센터의 한옥포럼에서도 "한옥이 정주성을 가지려면 한옥 개발 자체도 중요하지만 마을이 제 기능을 해야 한다"며 "북촌처럼 관광지로서의 역할이 클 경우 정주성이 갖춰지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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