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있는 한옥형 카페 ‘카페모이’.

[매거진 escc] 김태정의 카페창업 미스터리

요즈음 젊은 세대들은 전통한옥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서양식 건물이 이미 일상 속의 건물로 익숙하게 자리잡은 탓에 우리의 전통한옥이 오히려 새롭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흔히들 한옥을 설명할 때 우리 민족과 잘 맞는 음양오행이니, 우리 조상들의 멋과 슬기가 담겨 있다느니 하는 식의 설명은 너무나 진부하다. 말하지 않아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설명이다. 솔직히 한옥 자체의 건축적 지식이나 삶의 의미가 젊은 세대들에게 얼마나 와닿을까!

냉정하게 요즈음의 한옥 열풍은 80~90년대 선구자들이 한옥의 여러 가지 의미를 말하고 멋스럽다고 주장했던 내용을 이제야 많은 젊은이들이 해외여행이나 다양한 경험을 통해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서두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서구식 건물과 분위기에 식상한 사람들이 나타난 결과라고 판단된다.

이런 한옥열풍 때문에 전국 지자체별로 한옥마을은 일종의 관광상품처럼 지원되고 개발되고 있다. 그렇게 육성된 한옥마을에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이 때문에 음식점, 카페, 갤러리들이 앞다투어 문을 열고 있다. 카페들 중에는 한옥 자체를 활용한 곳도 많다.

서울에도 삼청동이나 북촌 한옥마을에 이미 수십곳의 카페, 음식점, 갤러리 등이 성황리에 영업중이며, 그중에는 한옥을 개조한 곳도 많다. 각 지방에도 한옥을 이용한 상업시설이 번성하고 있다. 쉽게 말해 한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적절히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한옥의 왜곡이니, 돈 버는 데 우리의 전통을 이용한다느니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거야말로 한옥과 대중의 사이를 멀게 만드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한옥 속에서 커피 마시고 이야기 나누면서 행복해한다면, 한옥은 이제 진정 우리의 삶과 하나가 되고 있다고 생각해도 된다.

한옥카페는 그런 의미에서 요즈음 가장 각광받는 카페 스타일 중의 하나이다. 한국적인 공간에서 현대의 카페문화가 잘 어울려서 젊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옥카페는 일단 스타일면에서는 무조건 차별화가 가능하다. 현재 인기가 높은 카페 형태 중 하나라는 소리다. 더욱이 한옥카페는 외국 손님들에게까지 인기가 아주 높다.

한옥카페가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곳은 전주다. 전주의 카페문화는 수준이 높은 편이다. 전주가 가지고 있는 전통의 가치와 현대적인 카페 스타일이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전주 한옥마을에 가면 ‘카페모이’가 있다. ‘카페모이’는 한옥을 개조하여 만든 카페이다. 한옥카페라고 하면 대부분 한옥을 그대로 둔 채 전통차와 전통디저트를 파는 카페가 많은데, ‘카페모이’는 조금 다르다. 우선 한옥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면서 요즈음 가장 인기있는 화이트 빈티지 스타일을 섞어 공간이 기품있으면서 소박하고,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잘 살렸다.

젊은 부부가 직접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 연 카페인데, 마당에 있던 우물까지도 테이블로 활용하는 등 감각이 돋보인다. 다른 한옥마을의 카페와도 다른 점이다. 크지 않은 공간인데도 홍대나 가로수길의 트렌디한 카페보다도 더 세련된 감성으로 아기자기하게 만들었다. 카페 내부는 화이트 톤으로 정갈하게 인테리어를 정리해 한옥마을을 찾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한옥카페를 꿈꾸는 분들께 어떻게 만들면 스타일 좋은 카페로 변모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롤모델 같은 카페이다.

글·사진 김태정(<카페 잘할 수 있을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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