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한옥에 살고 있는 김모(59)씨는 10여 년째 집 기둥 수리를 못하고 있다. 지은 지 40년이 넘은 한옥이지만 기둥 하나 바꾸려면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옥은 전체 구조물이 하나로 연결된 통구조여서 전면 수리나 부분수리를 할 경우 구청 허가가 필수다. 문제는 30∼40년 전 지어진 한옥 대부분이 건폐율·높이제한 등 현행 규정에 어긋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둥 하나 고치려다 불법 건축물로 자칫 고발당할 수도 있다.

앞으로 서울에서는 낡은 한옥의 수리가 쉬워질 전망이다. 서울시가 인접 건물과 일정거리를 띄어야 하는 공지안 대지규정이나 높이제한 등을 일부 벗어나더라도 한옥을 개축 또는 대수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키로 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서울시 건축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따르면 기존 한옥을 개축 또는 대수선할 경우 특례를 적용해 건폐율 등을 그대로 따르지 않아도 된다. 신축은 현행 건축법령을 그대로 적용받는다. 윤호중 서울시 건축정책팀장은 “종로와 동대문 한옥밀집지역들의 개·증축 불편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