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도시 특징을 최대한 반영한 `맞춤형 한옥 표준모델`을 개발해 한옥 보급에 적극 나선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성 등 문제로 그간 한옥 보급이 미진했던 점을 감안해 서울시 특성에 맞고 사업성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한옥 표준모델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4일 밝혔다.

표준모델은 향후 서울시내에 설치될 한옥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서울시가 표준모델 개발과 관련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한옥 사업성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한옥은 1종 전용ㆍ일반주거지역에 주로 지어지는데 평균 용적률이 60% 선이다.

서울시 도시계획조례상 1종 전용주거지가 100% 이하, 1종 일반주거지가 150% 이하임을 감안하면 부과된 용적률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한옥 건립이 지역 주민들에게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무엇보다 한옥이 단층 구조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한옥을 복층으로 만들면 용적률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어 사업성이 오르기 때문에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주거지종합관리계획에 따라 뉴타운 내 존치지역 해제, 재개발 정비예정구역 폐지 등을 추진하고 있어 한옥의 사업성 확보는 시급한 실정이다. 서울시가 이들 해제지역에 저층 주거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주택의 다양성 측면에서 한옥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서울시가 세계 일류도시로 자리 잡기 위한 정체성 확립 차원에서도 한옥 보급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최대 5층 정도까지 한옥 층수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한옥 층수가 높아지게 되면 뉴타운 내 존치지역 등지를 대상으로 한옥 보급이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한 기술개발 지원도 적극 수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구조 표준화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천편일률적인 설계 방식에서 벗어나 구릉지, 평지 등 지형에 맞춘 다양한 형태의 설계 구조를 개발하게 된다. 내ㆍ외부 디자인에도 `다양성`이라는 옷을 입힌다는 방침이다.

또 구들장, 마당 등으로 대변되는 전통 한옥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한편 고가인 목재를 일부 대체할 수 있는 소재 확보에도 나선다.

서울시는 한옥 표준모델 개발을 위한 첫 단추로 이달 중 `21세기 서울형 한옥 발전방향`(가칭) 연구를 용역 발주할 예정이다. 이 용역연구는 오는 6월께 착수해 12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한다.

[이명진 기자]